서울대 의대 교수 성명에 "교수 자격 없다" 반박...의료계 내부 갈등 격화

서울대 의대 교수 성명에 "교수 자격 없다" 반박...의료계 내부 갈등 격화

서울대 교수 4인의 비판에 박단 전공의협의회 위원장 강력 반발, "위선과 자백"이라 규정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4명이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교수라 불릴 자격도 없는 분들"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의료계 내부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교육자 본분 저버린 교수들의 자백" - 전공의 교육 실태 비판받아

박 위원장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대 교수들의 성명에 대한 반박문을 게시했다. 그는 교수들이 전공의들에게 '오만한 태도로 간호사나 보건 의료직들을 폄하하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며 '응급실에서의 응급 처치, 정맥 주사 잡기 등의 술기를 응급구조사, 간호사들에게 배우지 않았나'라고 지적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간호사와 응급구조사에게 배우지 않았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 책과 영상을 보며 혼자 공부했고 동료 전공의에게 물어가며 눈치껏 익혔다"고 박 위원장은 말했다. 이어 "그걸 가르쳐야 할 주체는 당신들이다. 교육을 얼마나 등한시했던 건지, 교수의 본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성 없이 당당하게 얘기하니 당혹스럽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교수들은 교수의 역할이 첫 번째는 교육, 두 번째는 연구, 마지막이 진료라고 말한다. 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월급을 받는 봉직의일 뿐"이라며 교수들의 성명을 "교육자로서 본분을 다하지 않은 교수 네 분의 자백"이라고 규정했다.

"위계적 노동 전가와 환자를 볼모로 한 착취" - 대학병원 구조적 문제 지적

박 위원장은 교수들이 성명에서 수련과정이 '착취'가 아닌 '전문가로서의 성장 과정'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졌으니 국가의 성장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모든 근로자들이 주당 80시간, 140시간 일하게 하자 주장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학 병원의 가장 큰 문제는 노동과 그에 따른 책임이 위계적으로 전가된다는 것이다. 병원장은 교수에게, 교수는 전공의에게 노동을 전가하고 있다. 전공의가 없는 지금, 교수는 이제 간호사에게 의사의 책무를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의 편의만을 위해 환자의 위험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며 "교수는 이를 바로 잡기는커녕 전공의 부재를 핑계로 신규 간호사를 착취하고 있다. 환자를 볼모로 착취를 정당화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만하고 대안 없는 투쟁" - 서울대 교수 4인의 원인 제공 비판

앞서 서울대의대·병원 소속 하은진 중환자의학과 교수, 오주환 국제보건정책 교수, 한세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 4명은 16일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교수들은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며 "의대 증원 2000명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오류를 지적했지만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로드맵도, 설득력 있는 대안도 없이 1년을 보냈다. 오직 탕핑(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음)과 대안 없는 반대만이 있을 뿐"이라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교수·학생 사제지간 깨져" - 의료계, 내부 갈등 심화

이번 논쟁은 의료계 내에서 찬반 의견이 양분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최창민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렇게 대놓고 하면 사실 교수·학생의 사제지간, 그런 것들은 깨진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수습할지도 참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많은 이들을 대신해 따끔하게 꾸짖은 것"이라며 "희망을 봤다"고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의대생 집단휴학 불가" - 교육부, 대학들에 공문 발송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전국 40개 의과대학에 공문을 보내 집단적인 휴학 신청은 승인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전북대와 차의과대 등 주요 의대는 이미 휴학계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교육부는 지난 7일 의대생들이 이달 내 전원 복귀할 경우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으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했으며, 미복귀 시에는 학칙에 따라 학사경고·유급·제적 등의 처분을 내릴 것임을 경고한 바 있다. 현재 주요 대학 의대들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를 복귀 시한으로 제시하고 있어 의대생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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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협의회 박단 위원장, 서울대 교수들 "교수라 불릴 자격도 없는 분들" 강력 반박 | 더뉴스메디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