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생존 위협에 병원장들 머리 맞대다: 대한병원장협의회 심포지움
대한병원장협의회 서울·경기지회가 제1회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움은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과 의대 증원 사태로 인한 중소병원의 심각한 경영난 문제를 공유하고, 생존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도권 지역 중소병원장들이 대거 참석하여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정부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진규 경기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의대 증원 문제 미해결 상황에서 비급여 관리 강화, 실손보험 개편, 보험 심사 강화 등 진료 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함께 힘을 합쳐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장은 축사에서 의료계의 현실적인 문제 논의와 해결 방안 모색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특히 의료개혁 정책이 중소병원에 미치는 영향 등 실무진에게 필요한 내용으로 심포지움이 구성되어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감염병 대비, 협의회 역사 및 방향, 보건복지부의 비급여 및 실손보험 개선 방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현지조사 관련 교육 등 다양한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보건복지부와 심평원 관계자와의 토론 세션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중소병원장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비판, 그리고 건의가 쏟아졌다.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은 과연 중소병원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어떤 요구가 나왔을까?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편, 중소병원 향방은?
보건복지부 강준 의료개혁총괄과장은 비급여 시장 과잉 팽창 억제와 합리적 의료 이용 유도를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강 과장은 치료 필수 비급여의 급여 전환, 일부 비급여 항목의 '관리급여' 신설, 실손보험 구조 개편(5세대 신실손보험 도입, 자기부담률 조정 등)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참석 병원장들은 수가가 충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비급여 억제는 현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중소병원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급여 수가 정상화를 전제로 한 비급여 왜곡 개선에는 동의하지만, 선행 조건 없는 비급여 통제는 현장을 힘들게 하는 정책이며, 이로 인한 예상 손실에 대한 보전 방안을 함께 개발하고 제시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중소병원이 정책적으로 소외되는 경향이 있음을 토로하며, 지역사회 의료의 최전선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정책적 고민을 더 깊이 해 줄 것을 호소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현지조사, 두려움인가 변화인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기원 조사운영실장은 현지조사가 급여 비용 적합 여부 확인 및 부당이득 환수를 위한 행정조사이며, 건전한 청구 풍토 조성과 재정 누수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특히 자율점검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착오 청구 내역 통보 시 성실 이행 시 현지조사 및 행정처분 면제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또한 부당청구 사실 자진 신고 시 행정처분을 면제받을 수 있다고 덧붙이며 제도의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과거와 달리 현재 심평원이 공급자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합법적 심사를 하려 하는 등 내부적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이 참석자는 의료기관 스스로도 규정을 잘 살피고 조사 대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중소병원, 의료 전달 체계 핵심에도 정책 소외 문제 심각
심포지움 참석자들은 중소병원이 우리나라 의료 전달 체계의 핵심임에도 정책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가 중소병원들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현장에서 환자들의 아픔을 가장 가깝게 해결하며 수많은 직원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병원이야말로 국민들에게 좋은 의료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강준 과장은 수련 환경 개선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며 정부의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비급여 및 실손보험 개선 정책이 현장을 어렵게 만드는 문제 의식을 인정했다. 그러나 관리 급여 도입 등을 통한 통제 장치 필요성도 언급하며, 향후 정책 점검 시 의료 현장을 옥죄는 방식이 아닌 지역 필수 의료 종사자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제도 개선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약속했다. 수요자를 위하는 정책이 공급을 막아 이용 격차를 만드는 일이 없도록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팬데믹 대비와 협의회 방향 모색 발표 이어져
김기주 병원장협 정책이사는 코로나 백신, 팍스로비드와 미래 팬데믹 대비를 주제로 2025년 코로나19 변이 동향과 팬데믹 대비를 위한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내용을 공유했다.
이성필 병원장협 기획이사는 대한병원장협의회의 역사와 방향을 소개하며, 협의회가 중소병원 권익 보호를 위해 기울인 노력과 성과를 발표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며 많은 중소병원장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재학 서울지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심포지움에서 논의된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협의회가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도 회원 권익 보호와 중소병원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의미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이번 심포지움이 위기 속 중소병원의 난제를 공유하고 정부와 의료계가 해법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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