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부신종양 발견 후 덱사메타손 수치 3.36? 쿠싱증후군 확진인가요?

부신종양 발견과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의 의미

최근 건강검진이나 다른 목적으로 복부 CT를 촬영하다 우연히 부신종양이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연한 발견은 환자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으며, 특히 부신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입니다.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는 체내 코르티솔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과다한지 확인하는 데 사용되는 기본적인 검사입니다. 인공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을 투여하여 정상적으로 코르티솔 분비가 억제되는지 확인하는 원리입니다. 만약 덱사메타손에도 코르티솔 분비가 제대로 억제되지 않는다면 쿠싱증후군 등의 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한 환자는 복부 CT 촬영에서 0.8cm 크기의 부신종양을 우연히 발견했고, 이어진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에서 혈중 코르티솔 수치가 각각 3.36 ug/dL과 4.6 ug/dL으로 나왔습니다. 이 수치는 정상 기준치인 1.8 ug/dL보다 높게 나왔지만, 과연 이 결과만으로 쿠싱증후군을 확진할 수 있을까요?

김경래 민병원 대표원장, 내분비 내과 전문의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 수치 3.36과 4.6의 의미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에서 나온 3.36 ug/dL과 4.6 ug/dL의 코르티솔 수치는 정상 기준인 1.8 ug/dL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이는 덱사메타손 투여 후 코르티솔 분비가 정상적으로 억제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명백한 쿠싱증후군 환자에게서 흔히 보이는 10 ug/dL 이상의 매우 높은 수치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습니다. 따라서 이 수치만으로는 쿠싱증후군을 확신하기는 어려웠고, 경도 자율 코르티솔 분비(MACS) 등 다른 가능성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0.8cm 부신종양 크기가 갖는 의미

우연히 발견된 0.8cm 크기의 부신 종양은 비교적 작은 편에 속했습니다. 부신 종양은 영상 검사에서 종종 우연히 발견되며, 대부분의 경우 기능성이 없는 양성 종양으로 밝혀집니다. 종양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기능성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모양이 불규칙할수록 악성 또는 기능성 종양일 가능성을 더 높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작은 크기의 부신 종양과 함께 나온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 수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했습니다.

0.8cm 부신종양 크기가 갖는 의미

복부 비만과 덱사메타손 억제

환자는 평소 복부 비만이 심한 편이었고, 이것이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까 걱정했습니다. 복부 비만은 쿠싱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이며, 코르티솔 과다 분비가 복부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복부 비만 그 자체만으로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 결과가 비정상적으로 나오는 직접적인 주된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비만 자체가 코르티솔 대사에 미치는 영향은 복잡하며, 단순히 비만 때문에 검사 결과가 높게 나왔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6개월 뒤 재검사가 필요한 이유

이 환자의 경우, 현재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 수치가 정상 범위를 다소 벗어났지만 명확한 쿠싱증후군 수준은 아니었고, 특징적인 증상도 없었습니다. 또한 부신 종양의 크기도 작았습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즉각적인 확진이나 치료보다는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6개월 뒤 부신 종양의 크기 변화와 내분비학적 상태(코르티솔 수치 등)를 다시 평가하기 위한 재검사가 필요했습니다. 이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향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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