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축제로 여기는 나라들,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장례 문화 4곳은 어디일까?

죽음을 축제로 여기는 나라들,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장례 문화 4곳은 어디일까?

절벽에 관을 매달고, 독수리에게 시신을 맡기는 충격적 장례식의 진실

인류 역사상 죽음만큼 보편적인 현상은 없지만, 이를 대하는 방식은 각 문화권마다 극명하게 다르다. 어떤 민족은 죽음을 슬픔이 아닌 축제로 받아들이고, 또 다른 곳에서는 시신을 맹수에게 내어주는 것을 최고의 예우로 여긴다. 전 세계적으로 전해지는 이색적인 매장 관습들은 단순한 의례를 넘어 그들만의 철학적 사유와 종교적 신념을 담고 있다.

이들 지역의 장례 전통은 현지 기후와 지형적 특성, 종교적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특히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가치관이 이러한 관습들을 형성했다. 과연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고인을 보내며,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는 무엇일까?

인류 역사상 죽음만큼 보편적인 현상은 없지만, 이를 대하는 방식은 각 문화권마다 극명하게 다르다.

몇 년간 시신과 함께 생활하는 토로자족의 장례 철학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거주하는 토로자족에게 죽음은 삶의 종료가 아닌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이다. 이들은 사망한 가족 구성원을 즉시 '죽은 자'로 분류하지 않고 '투 마킹갈라(To Makingala)', 즉 아픈 사람으로 지칭한다.

실제로 시신이 썩지 않도록 특별한 처리를 한 뒤 집안에 모셔두고 평소와 같이 음식을 대접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장례식은 충분한 준비가 완료된 후 개최되는데,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소요되기도 한다.

토로자족의 가장 특징적인 매장법은 '파 테돌로 본기(Pa' Tedolong Bongi)'라 불리는 하늘장이다. 이는 절벽면에 뚫린 동굴이나 바위 틈새에 목조 구조물을 설치한 뒤 관을 안치하는 방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관을 나무로 만든 작은 집 모양의 구조물에 넣어 수십 미터 높이의 암벽에 고정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매장법의 배경에는 죽은 자가 조상의 영역인 하늘에 가까운 곳에서 안식해야 한다는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높은 곳에 안치된 시신이 마을과 후손들을 내려다보며 보호한다는 조상 숭배 사상도 영향을 미쳤다.

수백 년간 이어진 필리핀 사가다의 절벽 매장 전통

필리핀 루손 섬 북부 산악 지대의 사가다 지역에서는 '팡갈럽(Panggalupp)'이라 불리는 절벽 매장 관습이 전승되고 있다. 이곳 이고로트족은 2000년 이상 관을 절벽의 바위 틈이나 동굴에 안치하는 방식을 유지해왔다.

매장 과정은 매우 까다로운 의례적 절차를 따른다. 먼저 고인이 직접 자신의 관을 조각하는 것이 관례이며, 이는 죽음에 대한 준비와 수용을 의미한다. 관재로는 주로 소나무를 사용하며, 시신은 태아 자세로 안치된다.

절벽에 관을 고정하는 작업은 숙련된 젊은 남성들이 담당한다. 이들은 밧줄과 간단한 도구만으로 수십 미터 높이의 절벽을 오르내리며 관을 안전한 위치에 설치한다. 높은 곳에 매장하는 이유는 죽은 자의 영혼이 신과 조상들에게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현재 에코 힐(Echo Valley)과 루무앙 동굴(Lumiang Cave) 일대에는 수백 개의 관이 절벽에 매달려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사가다를 필리핀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지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전통 문화의 상업화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필리핀 루손 섬 북부 산악 지대의 사가다 지역에서는 '팡갈럽(Panggalupp)'이라 불리는 절벽 매장 관습이 전승되고 있다.

고인의 직업과 취향을 반영한 가나의 맞춤형 관 문화

서아프리카 가나의 아칸족과 가족 공동체에서는 장례를 고인의 삶을 기념하는 마지막 파티로 여긴다. 이들의 가장 독특한 전통은 '아베벤 아데카(Abebuu Adekai)'라고 불리는 환상관 제작 문화다.

환상관은 고인의 생전 직업, 취미, 성격적 특성을 형상화한 독창적인 관을 의미한다. 어부였다면 거대한 물고기나 배 모양으로, 운전기사였다면 자동차나 버스 형태로 관을 제작한다. 여성의 경우 핸드백, 하이힐, 화장품 등의 모양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관 제작에는 평균 2-3개월의 기간과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숙련된 목수와 조각가들이 참여하여 정교하게 제작하며, 때로는 실제 크기의 비행기나 동물 모양으로도 만들어진다.

가나인들에게 이런 관은 단순한 매장 도구가 아니라 고인의 정체성을 영원히 보존하는 기념비적 의미를 갖는다. 동시에 가족과 공동체의 경제적 능력과 고인에 대한 사랑을 과시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윤회 사상이 낳은 티베트의 조장 의식

티베트 불교 문화권에서 실행되는 '자 토르(Jha Tor)' 즉 조장(鳥葬)은 시신을 독수리와 같은 맹금류에게 제공하는 장례 방식이다. 이는 육체의 무상함과 모든 생명의 상호 연결성을 강조하는 불교 교리에 근거한다.

조장은 해발 4000미터 이상의 고원지대에서 주로 실시된다. 전문적인 장례 집행자인 '로교포(Rogyapa)'가 시신을 특정한 방식으로 해체한 뒤 조장터에 배치한다. 이때 뼈는 분쇄하여 보리가루와 함께 반죽해 새들이 먹기 쉽도록 준비한다.

티베트인들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죽은 자가 다른 생명체의 양분이 되어 생명의 순환 고리를 완성한다고 믿는다. 또한 척박한 고원 환경에서는 토장이나 화장이 어렵기 때문에 조장이 현실적인 대안이기도 했다.

조장 의식은 엄격한 종교적 절차를 따르며, 일반인의 참관은 금지되어 있다. 최근 들어 근대화와 종교적 변화로 인해 조장을 시행하는 지역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티베트 불교 문화의 핵심적 전통으로 여겨지고 있다.

티베트 불교 문화권에서 실행되는 '자 토르(Jha Tor)' 즉 조장(鳥葬)은 시신을 독수리와 같은 맹금류에게 제공하는 장례 방식이다.

이처럼 전 세계 각지의 독특한 장례 문화들은 죽음을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이 아닌 철학적, 종교적 의미로 해석하는 인간의 지혜를 보여준다. 각각의 관습 속에는 그들만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전통들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이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더 깊은 탐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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