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한 줌 속에 담긴 추억, 서미숙 작가의 '사라지는 들판의 기억' 에세이로 만나는 잊혀진 고향의 사계절"
대장동 들판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추억을 담은 서미숙 작가의 에세이집 '사라지는 들판의 기억'이 2025년 5월 8일 전자책으로 발간됐다.
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농촌 풍경과 그 속에서 자란 아이들의 이야기를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담아낸 이 책은 단순한 향수를 넘어 잃어버린 공동체 문화와 자연과의 교감을 되새기게 한다.
봄날 논에 처음 물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겨울 달집태우기까지, 들판의 사계절은 작가의 기억 속에서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과연 당신의 기억 속 고향 풍경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
들판의 사계절, 시간이 흐르는 자연의 리듬
봄은 한강 물줄기가 대부둑을 넘어 마른 논을 채우는 소리로 시작된다. 작가는 어른들이 물꼬를 트고 아이들이 논두렁을 뛰놀던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올해도 잘 되겠지"라는 아버지의 말은 단순한 인사가 아닌 땅과 나누는 대화였다.
여름 들판은 초록의 바다로 변한다. 장맛비 내리는 날 벼 이랑 사이로 흐르는 물결과 그 속에서 참게를 찾던 아이들의 모습, 비 맞은 벼들이 내는 사각거리는 소리는 들판의 자장가 같았다고 작가는 회상한다.
가을은 황금빛 수확의 계절이다. 콤바인이 지나가며 울리는 소리는 들판 전체에 울리는 축제의 북소리와 같았고, 마을은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했다. 쌀 한 톨이 밥이 되기까지의 긴 여정을 느끼게 했던 어머니의 손길도 함께 묘사된다.
겨울 들판은 고요하지만 생명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눈이 내려 하얗게 덮인 들판 위로 기러기 떼가 내려앉고, 아이들은 볏짚으로 썰매를 만들어 놀았다. 어른들은 마른 짚을 태우며 다가올 봄을 준비했다.
대부둑과 논두렁,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 자연의 공간
대부둑은 들판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었다. 봄이 오면 한강 물줄기가 논으로 퍼지고, 아이들은 장화를 신고 둑 위를 걸었다. 작가는 아버지와 함께 걸었던 대부둑에서 보았던 "숨 쉬는 들판"의 의미를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논두렁은 아이들의 천국이었다. 학교가 끝나면 가방을 던지고 달려가 맨발로 뻘밭을 뛰놀고, 참게를 잡고, 짚풀로 새총을 만들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논두렁은 어른 없이도 배우고 익히는 자연 속 교실이었다.
이별과 재회, 흙 한 줌에 담긴 고향의 기억
이사 가는 날, 작가는 마지막으로 들판을 찾아 흙 한 줌을 손에 쥐었다. 촉촉하면서도 거친 그 흙은 차가웠지만 이상하게 따뜻했다. "잘 있었어? 그동안 고마웠어"라는 인사를 건네며, 작가는 비록 사람은 땅을 떠나도 땅은 사람을 오래도록 품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가는 그 흙 한 줌을 작은 항아리에 담아 새집으로 가져왔고, 비가 내릴 때마다 흙 위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며 들판과 다시 만나고 있다. 세월은 흘렀지만 그날의 들판은 여전히 작가 안에 살아있다.
기억의 씨앗, 사라진 풍경이 미래에 피어날 희망
서미숙 작가의 에세이는 단순한 개인의 추억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콘크리트로 덮인 들판은 사라졌지만, 그 기억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소중한 씨앗이 된다.
들판은 없어졌지만 자연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풀 한 포기, 바람 한 줄기, 아이가 심은 작은 씨앗 하나에서 자연은 다시 말을 걸어온다. 이 기록은 단지 과거를 붙드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건네는 약속이다.
기억은 시간을 이기며, 사람의 마음에 심긴 들판은 비가 오면 싹이 트고 햇살이 비치면 다시 자라난다. 당신의 기억 속 들판은 어디에 있는가? 서미숙 작가의 '사라지는 들판의 기억'을 통해 잊고 있던 고향의 풍경을 다시 마주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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