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어둠, 731부대: 2차대전 중 일본의 세균전과 생체실험의 충격적 역사

아시아의 어둠, 731부대: 2차대전 중 일본의 세균전과 생체실험의 충격적 역사

만주의 핑팡에 세워진 비밀연구소, 전쟁범죄의 시작

일본 관동군이 1931년 만주 침략 후 하얼빈 근교 핑팡 지역에 설립한 731부대는 표면적으로는 '방역 급수부'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실제로는 세균전 무기 개발과 인체실험을 위한 비밀조직이었다. 여의도 면적의 27배에 달하는 약 880㎢ 규모의 부지에 연구시설과 숙소, 학교, 심지어 비행장까지 갖춘 이 비밀기지는 철저한 보안 속에 운영됐다.

특히 핑팡 지역을 통과하는 기차 승객들은 창문 커튼을 반드시 내려야 했으며, 이를 어기면 즉시 체포됐다. 부대 중심부는 3m 높이의 담장과 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선으로 둘러싸인 '특별 분사 지역'으로 지정되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됐다.

731부대

731부대의 설립자 이시이 시로, 세균전 연구에 집착한 천재 의사

731부대를 설립하고 지휘한 이시이 시로는 교토 제국대학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였다. 유럽 유학 중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독가스와 14세기 유럽을 휩쓴 페스트에 관심을 가진 그는 세균전이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확신했다.

이시이는 특유의 열정과 뛰어난 두뇌로 군부의 신뢰를 얻었으며, 1933년 마침내 천황 직속의 세균전 부대를 설립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일본 최고의 의학자와 세균학자들을 모아 총 8개 부서로 구성된 731부대를 조직했다.

인간성을 상실한 잔혹한 생체실험, '마루타'로 불린 희생자들

731부대에서는 실험 대상자들을 '마루타(통나무)'라고 불렀는데, 이는 그들을 철저히 비인간화했음을 보여준다. 중국인, 러시아인, 몽골인, 조선인, 미국인, 유럽인 전쟁포로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끌려와 생체실험에 이용됐다.

이들은 마취 없이 진행된 충격적인 실험의 희생양이 됐다. 혹한기 전쟁 대비를 위한 동상 실험, 페스트 등 각종 세균 감염 후 생체 해부, 혈액 손실 영향 연구를 위한 신체 절단, 매독과 임질 강제 감염, 폭발 손상 분석 등 상상을 초월하는 잔혹행위가 자행됐다.

심지어 같은 부대원이 페스트균에 감염되자 동료들이 그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을 정도로 731부대는 인간성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다.

민간인 대상 세균전 실험과 전쟁 종료 후 증거 인멸

731부대는 연구실 실험을 넘어 중국 민간 지역에서도 세균전 무기를 실험했다. 페스트균에 감염된 벼룩을 공중에 살포하거나, 세균을 넣은 만두와 사탕을 배포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염병을 확산시켰다. 이런 실험으로 약 3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945년 8월 일본의 패망이 임박하자 731부대는 모든 증거를 인멸하기 시작했다. 부대원들에게는 귀국 후에도 731부대 근무 사실을 숨기고 서로 연락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수많은 문서가 소각됐고, 남아있던 마루타 40명은 독가스로 살해된 후 소각됐다. 또한 떠나면서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들을 의도적으로 풀어놓아 민간인 피해를 초래했다.

면죄부 받은 731부대원들, 일본의 과거사 부정

전쟁 종료 후 미국은 냉전이라는 새로운 긴장 속에서 731부대의 세균전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이시이와 부대원들에게 면책을 제공했다. 그 결과 이들은 처벌받지 않고 의대 교수나 개업의로 잘 살아갔으며, 일부는 인체실험에서 얻은 혈액 동결건조 기술로 혈액은행을 설립해 부를 축적했다.

독일이 나치의 홀로코스트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성하고 배상해온 것과 달리, 일본 정부는 731부대의 만행을 부정하고 눈감아 왔다. 오히려 생체실험 관련자들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하기까지 했다. 2007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731이라는 숫자가 선명한 전투기에서 해맑게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역사의 왜곡과 진실의 중요성

731부대의 전쟁범죄는 수십 년간 은폐되었으나, 1980년대부터 그 실체가 책으로 출간되기 시작했다. 노인이 된 부대원들이 죽기 전 증언을 하면서 일본 대중도 점차 이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됐다. 2018년에는 일본 교수들이 731부대 관계자들에게 부여한 박사학위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역사학자 리처드 코아는 "우리가 배우는 역사란 역사가가 재구성한 것"이라며 역사가의 개인적 가치관과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렇듯 731부대의 역사는 전쟁 중 인간성의 상실과 과학의 오용, 그리고 역사적 진실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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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군의관이 만든 초극비 살인 공장에서 생긴 일 [731부대의 숨은 뒷이야기]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