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탈을 쓴 악마의 수초, 부레옥잠: 한국에서의 특별한 지위

천사의 탈을 쓴 악마의 수초, 부레옥잠: 한국에서의 특별한 지위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 부레옥잠, 한국에서는 수질 정화와 자원 재활용의 공신으로 자리매김

지구상 최악의 10대 잡초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부레옥잠은 그 파괴적인 생태적 영향으로 인해 '악마의 잡초'라는 섬뜩한 별칭을 얻었다. 단 하나의 개체만으로도 서식지를 급격하게 황폐화시키는 무서운 번식력은 동식물은 물론 인간의 생활 환경까지 위협하는 수준이다. 국제적으로는 보이는 즉시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에서는 이러한 부레옥잠이 상반된 평가를 받으며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학창 시절 교과 과정을 통해 수질 정화 능력이 뛰어난 식물로 배우는가 하면, 가정에서는 관상용으로 애지중지 키우고, 지역 사회에서는 부레옥잠을 활용한 이색적인 축제까지 개최된다.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는 골칫덩어리가 어째서 한국에서 이처럼 특별한 대우를 받으며 공존하고 있는 것일까?

부레옥잠

남미 아마존 강 출신 외래 수생식물, 한국의 겨울 앞에서 속수무책

부레옥잠은 남아메리카 아마존 강 유역이 고향인 외래 수생식물이다. 잎자루에 발달한 부낭(浮囊)이라는 공기주머니 덕분에 물 위에 떠서 살아가는 독특한 생태적 특징을 지닌다. 여름철인 7~8월에는 아름다운 보라색 꽃을 피우지만, 아쉽게도 그 화려함은 단 하루 만에 덧없이 사라진다. 뛰어난 생존력과 왕성한 번식력을 바탕으로 관상용은 물론 수질 정화, 가축 사료, 교육 자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부낭은 물속의 오염 물질을 흡수하여 수질을 개선하는 데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부레옥잠이 '악마의 잡초'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얻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통제 불가능한 번식력 때문이다. 뿌리에서 뻗어 나오는 포복경을 통해 무성생식을 하며, 최적의 환경 조건 하에서는 5일 만에 2배로 증식할 정도로 빠른 성장 속도를 자랑한다. 하나의 부레옥잠이 수면에 뿌리를 내리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주변을 잠식하여 넓은 수면을 단숨에 뒤덮어버린다. 부레옥잠으로 가득 찬 수역은 선박의 통행을 방해하고, 햇빛의 수중 투과를 차단하여 수생 식물의 광합성을 억제하며, 결국 용존 산소 고갈로 이어져 다른 수생 생물들이 살아남을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전락시킨다. 심지어 제초제에 대한 저항력까지 강해 물리적인 제거 작업에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부레옥잠

이처럼 국제 사회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부레옥잠이 유독 한국에서 심각한 생태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이유는 다름 아닌 한국의 사계절, 특히 겨울의 혹독한 추위 덕분이다. 열대 지방이 원산지인 부레옥잠은 영하의 기온을 견디지 못하고 겨울철에 모두 고사한다. 여름철에는 왕성한 번식력을 과시하지만, 겨울이 되면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생태적 특성이 역설적으로 한국에서는 부레옥잠이 수질 정화라는 순기능을 수행하도록 돕는 요인이 된 것이다.

악마의 잡초에서 유기 비료로, 한국인의 혁신적인 활용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인들은 겨울철에 자연스럽게 죽는 부레옥잠을 단순히 제거하는 대신, 이를 수거하여 유기 비료로 재활용하는 놀라운 아이디어를 현실화했다. 골칫덩어리로만 여겨졌던 잡초를 귀중한 농업 자원으로 탈바꿈시킨 혁신적인 발상인 것이다. 이제 부레옥잠은 한국에서 여름철에는 수질을 정화하는 '천사의 얼굴'을, 겨울철에는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숨겨진 선물'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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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내용은 아래의 다른 유튜버 분이 제작하신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 정리하여 기사화한 내용입니다]

전세계를 고통받게 만든 악마의 잡초가 한국에서는 고마운 식물이 된 이유 "한국은 축복받은 땅이야"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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