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지출 증가원인 논쟁: KDI vs 의료계
진료 단가 상승이 원인인가, 의료 질 향상인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건강보험 지출 증가의 주된 원인은 인구 고령화가 아닌 '진료 단가 상승'인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이를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의 과잉 진료 문제로 지적했으나, 의료정책연구원은 방법론적 한계를 지적하며 반박에 나섰다.
KDI가 발표한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9~2019년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에 '가격 요인'이 76.7%로 가장 크게 기여했다. 반면 의료 서비스 이용량을 의미하는 '수량 요인'은 14.6%,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인구 요인'은 8.6%에 불과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동네 병원(의원급 의료기관)의 가격 요인이 진료비 증가의 24.9%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으며, 상급종합병원은 17.0%, 종합병원은 14.6%였다. 진료 형태별로는 입원서비스보다 외래서비스에서 가격 요인의 상승 기여도가 컸다.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 위한 제도적 장치 필요성 제기
KDI 권정현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지출이 계속 늘어남에도 이를 통제할 제도적 장치는 미비한 상태"라며 "현행 행위별 수가제의 한계를 보완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이 '주치의'로서의 1차 의료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지불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불필요한 고비용 진료 억제, 묶음지불제 도입, 성과 기반 보상제도, 재정지출 평가체계 공식화 등의 정책 도입을 제언했다. 권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에 대한 평가를 정례화하고, 평가 결과에 근거해 지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을 공식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정책연구원 "방법론적 한계 있다" 반박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의정연)은 이 연구가 방법론적 한계와 해석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단순한 가격 상승과 서비스의 강도(intensity)를 구분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적했다.
의정연은 "단순히 동일 서비스에 대한 가격 상승이 아닌, 더 높은 품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가격 요인'으로 집계될 수 있다"며 "최신 의료 장비 도입, 고품질 의약품 사용, 전문화된 의료서비스 제공 등은 비용 증가를 유발하지만 이는 의료의 질적 향상을 반영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비스 강도(Intensity), 질병의 복잡성(Complexity), 기술혁신(Innovation)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두 가격요인으로만 귀결시키는 것은 방법론적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성장과 의료수요 증가 요인 고려해야
의정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 근거 중심 의학의 확산, 의료기술의 발달 등으로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에서 2019년 사이 GDP 대비 경상의료비는 5.9%에서 8.1%로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18.5% 인상됐고, 1인당 명목국민소득 증가율은 56.3%(2,542만 원→3,974만 원)에 달했다.
의정연은 "명목국민소득의 증가로 의료수요는 늘어나게 돼있으며, 가격탄력성이 낮은 의료서비스 재화의 특성으로 인해 고급의료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니즈가 증가하게 된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의 중심 일차의료의 장점과 국제적 비교
의정연은 우리나라가 전문의 중심의 일차의료를 구축하여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 최적의 치료계획 수립, 질병의 진행 및 합병증 예방, 전문가에 대한 신뢰로 환자의 심리적 안정감 증진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급병원에서 고비용으로 진료받아야 할 질환을 일차의료에서 저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진료하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또한 의료기관 방문 건당 진료비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2025년 4월 기준, 영국의 일반의(GP) 비용은 약 7만 7,300원, 캐나다의 서비스 비용은 약 11만 8,400원인 데 비해 한국의 외래방문 비용은 약 5만 1,928원으로, 한국의 건당 진료비는 주요국의 50~6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차원적 분석 방법의 필요성
의정연은 "우리나라는 저비용으로 모든 건강지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효율적 운영의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할 때에는 단순 요인 분해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다차원적이고 정교한 분석 방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일부 지표만으로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평가하는 오류는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정연은 KDI가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 분석과 지출 효율화 방안 연구(2023)' 보고서를 신속히 발간하여 연구 결과의 객관성을 검토받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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