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순례 참가 전 알아야 할 메르스·수막구균 감염 예방법과 백신 접종 가이드
질병관리청이 이슬람 성지순례 시즌을 앞두고 여행객들에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수막구균 감염증에 대한 특별 주의를 당부했다. 2025년 6월 4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는 하지 성지순례 기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철저한 감염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매년 전 세계 180여 개국에서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하지 성지순례는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특성상 감염병 전파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지역에서는 메르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출국 전 준비부터 귀국 후 관리까지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과연 안전한 성지순례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2025년 하지 성지순례, 180만 명 참가 예상되는 대규모 종교행사
하지 성지순례는 이슬람력 12월 순례의 달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성지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교 행사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참가자 수는 2021년 6만 명에서 2022년 90만 명,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180만 명 이상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처럼 대규모 인원이 한정된 공간에 집중되는 특성상 호흡기 감염병의 전파 위험이 매우 높다. 질병관리청은 성지순례 참여자 뿐만 아니라 해당 기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모든 여행객에게 감염병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메르스 감염 현황, 2025년 5월까지 사우디에서 10명 발생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국내에서 2015년 186명의 확진자와 38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이후 2018년 1명의 환자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추가 발생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중동지역에서는 지속적인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메르스 확진자 수는 2020년 65명에서 점차 감소해 2024년 8명을 기록했으나, 2025년 5월까지 이미 10명이 발생해 전년 대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성지순례 참가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메르스의 주요 전파 경로는 낙타 접촉이나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이다. 잠복기는 평균 5일(2-14일)이며, 발열을 동반한 기침과 호흡곤란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치명률이 20-46%에 달해 특히 고령자나 당뇨, 심장질환, 폐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수막구균 감염증 17명 보고, 출국 10일 전 백신 접종 권장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성지순례와 관련해 수막구균 감염증 사례 17명이 보고되면서 추가적인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막구균 감염증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되며, 갑작스러운 두통, 발열, 경부경직,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자에게 출국 10일 전까지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고 발표했다. 접종 가능한 백신으로는 멘비오, 메낙트라 등이 있으며, 가까운 의료기관에 백신 접종 가능 여부를 확인한 후 방문하면 된다.
국내 수막구균 감염증 발생 현황을 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10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 11명, 2024년 17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예방 접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3단계 예방 대책, 6개 국어 안내문 제공
질병관리청은 한국이슬람교중앙회와 협력해 하지 성지순례 참가자를 위한 3단계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첫 번째는 출국 전 다국어 예방 안내문 제공이다.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우즈베크어, 러시아어, 영어, 한국어 등 6개 언어로 제작된 안내문에는 메르스의 감염경로, 잠복기, 여자행 전후 주의사항, 증상 발현 시 행동요령 등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두 번째는 입국 시 검역 강화다. 중동지역 13개국을 체류하거나 경유한 여행객은 Q-CODE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이나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반드시 건강 상태를 신고해야 한다. 검역관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입국자에 대해 신속한 의사환자 조사를 실시하며, 중동지역 출입국자에게는 메르스 주의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한다.
세 번째는 적극적인 지역사회 모니터링이다. 의료기관에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해외여행력정보제공시스템(DUR-ITS)을 통해 입국자의 해외여행력 정보를 제공해 메르스 의심환자 발생 시 조기 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성지순례 여행객이 반드시 지켜야 할 감염 예방 수칙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 전, 중, 후 단계별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여행 전에는 질병관리청 누리집(www.kdca.go.kr)에서 메르스 환자 발생 국가 현황을 확인하고, 면역저하자나 기저질환자는 위험지역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여행 중에는 물과 비누로 30초 이상 자주 손을 씻고, 특히 외출 후, 식사 전후, 기침이나 재채기 후, 용변 후, 낙타 접촉 전후에는 반드시 손위생을 실시해야 한다. 비누가 없는 경우에는 알코올 손소독제를 사용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농장 방문을 자제하며 동물, 특히 낙타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덜 익은 낙타고기나 생낙타유 섭취는 절대 금물이며, 진료 목적이 아닌 현지 의료기관 방문과 사람이 붐비는 장소 방문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본인에게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귀국 후 14일간 건강 모니터링, 증상 발생 시 1339 신고
여행 후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입국 시 의심 증상이 있거나 확진환자와의 접촉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즉시 검역관에게 고지해야 한다. 입국 후 14일 이내에 발열, 기침, 숨가쁨 등의 의심 증상이 발생하거나 확진환자와의 접촉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말고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나 보건소로 즉시 신고해야 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중동지역 성지순례 여행 중 메르스 감염 방지를 위해 예방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며 "출국 전 수막구균 백신 접종과 함께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으로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만지지 않기,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마스크 착용, 발열이나 호흡기 유증상자 접촉 피하기, 기침예절 실천하기, 실내 자주 환기하기 등이 있다. 특히 기침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으며, 사용한 휴지나 마스크는 즉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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