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의 김정호보다 16년 먼저 조선지도를 그린 한국 사람이 있다?
목차
- 김정호보다 앞서 조선 전도를 제작한 인물은 누구인가?
- 선교를 위한 지도, 그러나 담긴 건 민족의식
- ‘Seoul’과 ‘독도’를 처음 알파벳으로 표기한 지도
- 조선전도가 유럽으로 간 경로는?
- 김대건 신부가 남긴 지도, 역사에 어떤 의미를 남겼나
김정호보다 앞서 조선 전도를 제작한 인물은 누구인가?
많은 이들이 조선의 지도를 이야기할 때 떠올리는 이름은 단연 고산자 김정호다. 그가 1861년에 완성한 대동여지도는 조선 전역을 세밀하게 담은 대표 지도다. 그러나 이보다 무려 16년이나 앞서, 조선 전도를 그린 인물이 있었던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바로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 김대건 신부다.
김대건은 1821년 태어나 24세이던 1845년에 ‘조선전도’라는 지도를 제작했다. 이는 단순한 지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지도는 조선 정부가 보관한 정상기의 동국지도를 참고해 만들어졌으며, 기존의 한자 표기 대신 지명을 알파벳으로 표기했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선 작업이었다. 특히 이 지도가 만들어진 배경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양 선교사들의 조선 입국을 돕기 위한 실용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지리적 도표가 아닌 선교 전략 지도였던 셈이다.
선교를 위한 지도, 그러나 담긴 건 민족의식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는 단순히 선교 목적으로 제작된 지도가 아니다. 이 지도에는 철저한 영토 인식과 조선인으로서의 자의식이 깃들어 있다. 그는 지도를 제작하며 만주에서 의주까지의 육로와 서해안 항로를 세세하게 표시했고, 각 지역의 행정 단위인 감영, 병영, 수영까지 빠짐없이 기입했다.
뿐만 아니라, 이 지도에는 울릉도와 독도도 정확하게 표시되어 있다. 울릉도는 ‘Oulnengtou’, 독도는 ‘우산도’(Ousan)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는 조선이 독도를 영토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로 평가된다. 특히 독도를 동해의 섬들 중 하나로 표기하며, 별도 경계선으로 간도까지 포함시킨 점은 그의 지도 제작이 단순한 모사가 아닌, 영토에 대한 주체적 인식에서 출발했음을 보여준다.
‘Seoul’과 ‘독도’를 처음 알파벳으로 표기한 지도
김대건 신부가 만든 조선전도의 가장 놀라운 점 중 하나는, 지명을 로마자로 표기했다는 것이다. 서울은 ‘Seoul’, 우산도는 ‘Ousan’, 울릉도는 ‘Oulnengtou’로 표기되었다. 이는 한국의 지명이 최초로 알파벳으로 국제 무대에 소개된 사례로, 이후 서구 사회가 한국을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까지도 서양에서는 조선에 대한 정보가 미비한 상황이었다. 프랑스 지리학자 당빌이나 일본의 지볼트 등이 제작한 지도는 지명 표기가 현지 발음을 반영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대건의 조선전도는 한국어 발음을 기준으로 알파벳 표기를 시도해, 조선의 실체를 보다 정확히 전달했다.
조선전도가 유럽으로 간 경로는?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는 어떻게 유럽에 전해졌을까? 그는 1846년, 신자들을 돕기 위해 지도 사본을 몰래 변문을 통해 대기 중인 선교사들에게 전달했다. 이 지도는 곧 프랑스 선교사 리브와 신부를 통해 프랑스 해군 그라비에 함장에게 전달되고, 이후 프랑스 해군 수로국과 지도창을 거쳐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보관되었다.
1978년 최석우 신부가 이곳에서 지도를 발견했고, 이듬해 마이크로필름으로 복사해 국내 학계에 다시 소개되었다. 복원된 지도는 원본보다 축소된 48.5cm×88cm 크기로 제작되었고, ‘조선전도’라는 이름으로 간행되었다. 이로써 잊혔던 김대건 신부의 지도 제작 업적이 다시 조명받게 되었다.
김대건 신부가 남긴 지도, 역사에 어떤 의미를 남겼나
김대건 신부는 단순히 종교 지도자에 머물지 않았다. 그의 조선전도는 19세기 조선인의 세계 인식, 영토 인식, 선교 전략을 고스란히 담은 국제적인 역사 자료다. 특히 독도 표기를 포함한 그의 지도가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2021년 유네스코가 김대건 신부를 세계기념인물로 지정한 것도, 그의 종교적 헌신과 더불어 그가 남긴 문화유산의 세계사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젊은 나이에 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와 조선을 기록한 그의 지도는, 오늘날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자주적 목소리를 내는 근거로서 여전히 유효하다.
대동여지도의 김정호보다 16년 먼저 조선지도를 그린 한국 사람이 있다? | 더뉴스메디칼
대동여지도의 김정호보다 16년 먼저 조선지도를 그린 한국 사람이 있다? | 더뉴스메디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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